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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부부의 세계’를 통해 본 막장드라마의 성공법칙과 미래통합당의 실패원인

- 미래통합당, 막말파동에 휘말린 것 자체도 프레임 주도권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

 

JTBC를 통해 방송중인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방영 4주 만에 무려 20%의 시청률을 올리며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얼핏 보면 부부간의 사랑과 전쟁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막장 드라마나 치정극과는 소재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현재 많은 화제를 낳으며 4주째 화제도와 검색어 최상위권에 위치해있다. 이 드라마의 주연 김희애뿐만 아니라 불륜녀 역할로 출연하고 있는 한소희 역시 광고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드라마의 성공비결은 무엇이며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미래통합당이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첫째, 막장 드라마에 어울릴 거 같지 않은 이미지를 가진 배우들을 캐스팅하였다. 여자주연인 김희애는 중년 남자들에게 로망의 대상인 여배우 중 한명으로 불륜드라마에 어울릴 거 같지 않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물론, 그녀가 출연했던 이전 드라마들 역시 결국은 불륜을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몇 편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들 역시 불륜 드라마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김희애를 캐스팅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이렇듯 김희애는 불륜 드라마에는 출연했지만 불륜의 아이콘으로 소비되지는 않는 독특한 위상을 가진 배우다. 

 

그렇다면 불륜녀 역할을 맡은 한소희는 어떠한가? 한소희 역시 불륜녀 역할로 나온 경험은 있지만 아직까지 전형적인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소비되지 않은 경우다. 그리고, 기존의 도식적인 불륜녀 역할과는 다른 어리고 세련된 당당한 이미지의 한소희 또한 차별화되는 위상으로 자리매김하여 드라마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품격을 높인 막장, 치정드라마의 리빌딩 전략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막장 드라마 작가로 대중들에게 인지된 문영남이 반듯한 이미지의 유준상을 드라마 ‘왜 그래 풍상씨’에 주연으로 캐스팅하여 부활한 것이나 자칫 뻔한 불륜 드라마로 전락할 수 있었던 드라마 ‘VIP’에 치정극에 출연할거 같지 않은 이미지의 이상윤과 장나라가 주연으로 출연하여 큰 성공을 거둔 것이 최근의 대표적인 예들이다.

 

이에 비해 이번에 국민들에게 외면당한 미래통합당은 전형적인 이미지의 정치인들을 계속 캐스팅하였다. 예컨대 막장드라마가 성공하려면 막장 드라마와 어울릴 거 같지 않은 배우가 출연해서 누구나 예상하는 그 뻔한 구도를 희석시켜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각 정당들은 장애우나 신선한 성공 스토리와 참신한 이미지를 가진 인물들을 선거 때 마다 영입하는데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이번 미래통합당 공천에서는 이러한 인물들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차피 이미지가 너덜너덜해진 미래통합당을 선택하는 것이 일종의 막장 드라마 시청과 비슷한 것이라면 이를 시청하는 최소한의 이유가 될 만한 인물이 주연배우로 등장해야 했다.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검사 외전’으로 유명한 김웅 당선자가 이에 해당하는 예일 것이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지지자가 시청하게 된 막장극의 주연배우는 대부분 이미 익숙한 기존의 막장극 전문배우들이었고 결국 시청률에 해당하는 지지율 또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여 미래통합당은 참패하고 말았다.  

 

둘째,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빠른 극적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지루함을 주지 않음은 물론 다른 드라마들과 스스로를 차별화 시키고 고정팬층을 결집시켜 일종의 프레임 장악에도 성공하였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 드라마는 원작인 영국 BBC드라마 ‘닥터 포스터’의 시즌 1,2를 합쳐서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원작 드라마의 분량을 압축한 것은 역시 해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슈츠’나 ‘굿 와이프’, ‘미스트리스’등에서도 시도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들이 문화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설득력 있는 흐름을 보여주는데 실패했었다면 ‘부부의 세계’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닌 불륜이라는 소재에 집중하여 공감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나아가 이렇게까지 나와도 될까 싶은 배신과 음모, 불륜, 폭력과 같은 자극적인 요소를 최대한 사용하여 빠르게 극을 이어나감으로써 채널을 돌리지 못하게 하였다. 여기에 반감을 느낀 시청자들도 많았겠지만 어차피 볼 사람은 보기 마련이라는 식의 과감한 접근으로 충성도 높은 팬을 고정시켰던 것이다. 물론, 비난은 많았다. 선정적인 정사장면, 그리고, 외도중인 남편에게 구타당한 아내의 모습과 상처받는 자녀의 울부짖음을 지적한 기사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비난은 잠깐이고 시청률은 영원하다고 이러한 기사들은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의 역할을 수행해주었다. 결국,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일종의 프레임 장악에 성공한 부부의 세계는 어느새 25-30%의 시청률을 넘보며 2020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 드라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비해 4.15총선에서의 미래통합당은 어떠했었던가? 극적으로 출범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프레임 선점에는 실패하고 막말파동에 시달렸다. 사실, 막말파동에 휘말린 것 자체도 문제였다. 처음부터 프레임 주도권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왕에 위기가 발생하였다면 오히려 이를 고정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배짱과 지혜가 필요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예컨대 막말파동의 주역들을 초창기에 확실하게 배제하여 달라진 당의 모습을 과시하던가 아니면 이러한 내분을 겪고 있는 당의 어려움을 대외적으로 호소하는 읍소전략으로 국면을 전환시키는 능력이 미래통합당에게는 결여되어 있었다.이제, 4.15총선은 끝났다. 그러나, 더불어 민주당의 승리를 계기로 정치권의 소위 막장드라마 방영이 막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순진한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통합당 역시 ‘부부의 세계’의 성공법칙에 눈을 돌려보아야 할 것은 아닐까? 지금이야말로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광고카피로 유명한 홍보전문가 조동원을 영입하여 연승을 거두었던 새누리당 시절의 영광이 과연 어디에서 기인하였던 것이었는지 음미하여 볼 필요가 있다. 기왕에 막장드라마 방영을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이미지가 좋은 정치인들을 기용하여 품격 있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프레임을 장악할 것인지 고민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이 부분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의 미래통합당의 명운 역시 암울함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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